'세런디피티'란 단어가 있다. 이 말은 우연에 의해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만나는 것을 뜻한다.
 나는 ' 우연한 만남'을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 '확실한 나'는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내 힘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수많은 영향을 받으며 창작을 하는 가운데 '나다움, 히사이시 조다움'으로 떠오르는 것에 불과하다.
 축적이나 번뜩임을 발상이라는 이름으로 묶은 것이 직감력이라면, 나에게 다가오는 행운을 끌어당기는 것도 직감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직감력을 연마하면 내 주위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고, 느끼기 쉬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매일 일어나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우연한 만남을 즐기고, 그것을 내 일에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령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라디오에서 우연히 드보르작 (체코의 작곡가) <신세계> 교향곡을 들었다고 하자.  제 2악장 첫 부분의 무거운 저음을 듣고
" 아아, 이번에는 이것을 사용해 볼까?"라고 문득 생각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그런 곡을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다ㅏㄴ"금관악기를 이용해서 최저음을 내는 방법은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이번에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면 우연한 만남으로 행운의 힌트를 얻은 듯한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는 노리적으로 음악을 만들지만,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그 순간에 내가 느낀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날 당장 녹음에 적용하는 일도 있다.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한국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8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히트작이다. 그 영화음악을 만들 때 무대는 한국이고 더구나 겨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일본에서 가장 따뜻한 오키나오의 음계를 사용해 보았다. 신비한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불일치의 음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녹음을 오키나와에서 했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면 어디선가 신신(오키나와 등지에서 사용하는 현악기)소리가 들리는 환경 속에서 작곡과 녹음을 했다는 매우 단순한 이유인 것이다.
 "난 또, 굉장히 머리를 짜내서 작곡하는 줄 알았더니, 그냥 대강 하잖아?"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에 느낀 것을 본인의 내부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수만은 소리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문득 관심을 가지거나 의식이 향했다는 것은 그때 그 소리가 내 마음에 닿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바로 직감이 아닐까?
 음악과 관계없이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도 그런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 좋다.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사물, 귀에 들어오는 소리, 코끝을 스치는 향기, 상대와 이야기하다 문득 받는 느낀....., 그런 것에 직감의 센서가 반응해야 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뜻밖의 세계가 열리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다가와서 마음을 감동시킨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것을 만나도 그냥 흘려보낼 수빡에 없다. 느낌을 기회로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는 그 사람의 직감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