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나르시스

손창범展 / SON CHANG BUM / 孫昌範 / painting,sculpture

2010_0421 ▶ 2010_0427 /



손창범_우주적 나르시스_화선지에 먹_400×135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손창범 홈페이지로 갑니다.    (http://skyclover.tistory.com/)


초대일시_2010_042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성균갤러리
SUNGKYUN GALLERY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1층
Tel. 010.5712.8207


물의 꿈 ● 물은 화학적 분자구조를 넘어 수많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이 가지는 이미지들은 다양한 시각적 형태와 구체적 관념으로 나타나 물에 관한 수많은 상징을 만들어 낸다. 2006년 처음 물이라는 이미지를 그린 것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과학도를 꿈꾸었던 과거의 생각이 이어져 인간과 자연과의 연결 고리를 찾고 그것을 분석해 표현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2007년 물 그 자체 그 본질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져 사진으로 보여 지는 사실적 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느껴져 왔던 기억속의 물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물자체를 그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물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게 됨으로 자연속의 물이라는 단순한 대상이 아닌 생명이 담긴 의식이 있는 물로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 후 2008년 물의 에너지를 보게 됨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데에 에너지를 표현하기위한 방법을 모색하였고 물을 물로서 그린다는 것에 스포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물의 에너지적인 것을 표현하면서 물줄기 하나하나의 에너지를 느낌으로 파도의 한 부분을 하나의 객체로 바라보게 되었고 자연의 일부분인 물에 대한 심층적인 관찰을 하게 되었다. 2009년도엔 물에서의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규칙성을 넘어 물의 다른 성질을 바라봄으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코드를 빙산이라는 물의 다른 성질로 비교해보기도 했다. 이 물에 대한 사유들을 계속 하게 됨으로 물에 대한 심오한 진리와 표현에 있어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고, 물의 속성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 물의 본질에 다가서려 노력했다.





손창범_인체풍경 : 깊은꿈_화선지에 수묵_130×160cm_2006

인체풍경 ● 바다로 흐르는 물이 구름이 되어 다시 바로 강을 이루니 물은 윤회한다. 물은 이처럼 윤회하는 영원성을 갖는다. 우리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하나의 커다란 수레바퀴처럼 바라본다면 우리는 곧 자연이고 자연은 곧 우리 인간이다. 수많은 다름이 있겠지만 같은 시간에 같이 호흡하며 같은 해와 달을 보고 중력에 이끌린다는 것에만 해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헤르만 헤세(Herman Hesse)는 "물은 흐르고 흘러 영원히 흐를 것이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똑같은 물인 것 같지만 순간마다 새로운 것이라는 비밀을 나는 알았다." 라고 말했다. 이처럼 모든 것은 수많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가지지만 물과 같이 오묘히 코스모스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여러 다른 형태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수레바퀴에 돌듯 다른 비슷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변화되는 모습들을「인체풍경」이란 작업에서 그 관계의 모호함과 계속 되는 시간을 담아내고자 했다.




손창범_깊은물_한지에 수묵_100×195cm_2008



손창범_깊은물_한지에 수묵_64×166cm_2009

물의 생명과 죽음●생명력과 동일시되는 물은 죽음의 상징으로도 보여 진다. 물은 그자체로서 형태를 이룰 수 없는 것으로 모든 물체가 물속에 잠기면 그 물체는 형태가 없고 다시 그 물이 빠져나가면 물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 (황기강, 한국서사 문학연구) "물 안에 잠기는 것이 무형태로의 회귀, 존재 이전의 미분화 상태로 돌아감을 상징한다. 물에서 떠오르는 것은 우주 창조의 형성 행위, 물에 잠기는 것은 형태의 분해를 상징한다. 따라서 물의 상징은 죽음과 재생을 포함한다." 이렇듯 물은 모든 것을 담아 죽음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생명을 만들 수도 있다. 「깊은 물」에서 표현된 바다는 의식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공포와 나의 기억속의 무의식을 담고 있다. 





손창범_깊은꿈_화선지에 수묵_64×166cm_2008

물의 카오스와 코스모스 ● 바다의 거대한 파도, 깊이와 무엇이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깊은 물, 거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에서 인간은 공포감을 느낀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인간의 무의식 세계에서 물은 부드러운 물과 난폭한 물의 두 가지 의미로 대별된다." 고 하였다. 바슐라르가 말한 것과 같은 난폭한 물의 에너지를 표현하는데 있어 물을 담는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스포이드로 먹을 담아 표현하고 물의 유연성과 종이에 대한 흡수성을 이용하여 작업을 완성해갔다.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면서 점점 파도를 해체 시켜나갔고 이번에 파도를 객체로 바라봄으로 물의 에너지의 순수성을 바라보게 되었다.




손창범_무의식의 바다_한지에 수묵_100×195cm_2009




손창범_무의식의 바다_한지에 수묵_100×195cm_2009

우주적 나르시스 ● 메를로-퐁티는 그의 유고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에서 내가 세계를 바라볼 때, 기실 세계를 바라보는 자는 내가 아니라 내가 보고 있는 그 세계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우주적 나르시스라 했다. 보이는 것이 우리의 몸을 통해 자신을 본다는 것이다. 이렇듯「무의식의 바다」와「우주적 나르시스」는 빙산을 보이는 이상으로 내가 빙산이 되어 표현하고 드로잉으로 그린 뒤 그것을 구체화해나갔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작업들은 기억을 넘은 무의식의 접근이지만 다양한 방법과 형태로 접근함으로써 물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에 힘썼다. 이 전시가 앞으로의 계속 되는 나의 물에 대한 접근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손창범